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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소록도의 두 천사,마리안느 수녀와 마가렛 수녀(그리스도 왕의 �
작성일 2013년 01월 28일 21시 59분 16초
작성자 김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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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도양읍에 있는 소록도를 사람들은 '천형(天刑)의 땅'이라고 불렀다.그곳에서 40년이 넘는 세월을 한센병 환우들을 보살펴 온 외국인 수녀 두 명이 2005년 6월 21일 짤막한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조용히 고국으로 떠났다.

오스트리아 간호 학교를 나온 두 수녀는 소록도 병원에서 간호사를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1960년대에 차례로 소록도에 발을 디뎠다.

두 수녀는 환우들이 말리는데도 약을 꼼꼼이 발라야 한다며 장갑도 끼지 않고 상처를 만졌으며,하루 중 오후에는 죽을 쑤고 과자도 구워서 마을을 돌았다.그리고 한편으로는 외국 의료진을 초청해 장애 교정 수술을 해주고,한센인 자녀를 위하여 영아원을 운영하는 등 보육과 자활 정착 사업에 온 힘을 다했다.사람들은 전라도 사투리까지 깨친 두 수녀를 '할매'라고 불렀다.두 수녀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 의사와 간호사을 자극하여 소록도로 달려가게 하기도 했다.소록도 환우 자치회 김명호 회장은 "병마와 싸우면서도 두 수녀님의 천사 같은 웃음과 기도에 큰 희망을 얻었다."고 하면서 "두 분은 살아 계신 성모 마리아의 모습 그대로였다."고 말했다.해맑던 젊은 수녀들은 수천 환우의 손과 발로 살아가는 사이에 어느덧 일흔 넘은 할머니가 되었다.

숨어 어루만지는 손의 기적과,주님이 아니시면 누구에게도 얼굴을 알리지 않는 베풂이 참된 베풂이라고 믿었던 두 수녀는 상이나 인터뷰를 번번히 물리쳤다.오스트리아 정부의 훈장은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가 섬까지 찾아와서야 줄 수 았었고.병원 측이 마련한 회갑 잔치마져 "기도하러 간다."며 피하였다.두 수녀는 본국 수녀회가 보내오는 생활비까지 환우들 간식비와 몸이 나아 떠나는 사람들의 노자로 나누어 주었다.새벽 5시에 일어나 환자를 돌보는 데 생애를 다 바친 두 수녀는 허름한 장롱 하나 있는 방에서 검소한 생활을 하였다.두 수녀가 고국으로 떠나던 날 그들 손에는 올 때 가져왔던 해진 가방 한 개만 들려 있었다고 한다.

두 수녀는 누군가에게 알려져 요란한 송별식이 될까봐."사랑하는 친구 은인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이른 새벽 아무도 모르게 섬을 떠났다.두 수녀는 그 편지에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고,우리가 있는 곳에 부담을 주기 전에 떠나야 한다고 동료들에게 이야기했는 데. 이제 그 말을 실천할 때라 생각했다. ...,부족한 외국인으로서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아 감사하며.마음 아프게 해 드렸던 일이 있었다면 이 편지로 용서를 빈다."고 적고있다.그날 해가 중천에 떴을 때야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보답은 커녕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는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두 수녀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희생적인 삶으로 보여 준 하느님 사랑의 표지가 되었다.